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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8월 19일
김기덕 감독의 '맨발의 청춘(1964)'은한국에 청춘영화(청춘의 고민, 꿈, 성장, 사랑을 그린 영화 장르) 붐을일으킨 수작이다. 건달(신성일 분)과 외교관 딸(엄앵란 분)의비극적 사랑과 이들의 대비되는 장례식 모습은 당시 시대상을 내포했다는 평을 받으며 영화계 흥행사를 다시 쓰기도 했다. 2년 후 개봉된 같은 제작진의 '불타는 청춘' 역시 전작만큼은 아니지만 기성 세대에 대항하는 청춘의 도전과 사랑을 그렸다는 측면에서 호평 받은 바 있다.
SBS 예능 '불타는 청춘'(연출 이승훈)은 50년전 한국을 들뜨게 한 청춘영화 시리즈와 전혀 다르지만 어딘가 닮아 있다.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장르와형식의 차이를 벗어나면 출연진 모두 후퇴하고 좌절하면서도 무언가에 끊임없이 도전한다는 점에서 일맥 상통하기 때문이다.
'불타는 청춘'의 출연진들은평균 연령 50세다. 메인 출연진은 김국진, 강수지, 김완선, 김도균, 최성국, 이규석, 박세준, 정수라, 안혜지, 김연수, 구본승, 김승진 등. 과거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였으나 세월이 흘러 잊혀진 이들이다. 김국진을 제외하고는 간헐적으로 TV에 출연했거나 아예 수십년간 생존 여부도 궁금했던 과거의 인물들이다.
이들이 아무 예고도 없이 어느 시골집에서 만나 밥을 해 먹으면서 친구가 되는 과정을 관찰 카메라로 담는 형식. <1박2일> 같지만미션이 강하진 않다. 홀로되었거나 아직 미혼인 남녀가 모이니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 것은 인지상정. 끊임없이 썸은 타지만 <우리 결혼했어요> 처럼 인위적이지도 않다. 장작을 패고 불을 피워 텃밭의 채소를재료로 밥을 해먹지만 <삼시 세끼>같은 극기훈련급도아니다.
제작진은 예의 바른 카메라 앵글 안에서 8명 혹은 9명에 달하는 출연진들이 우왕좌왕 어색해 하는 모습을 그대로 담는다. 출연진들이수십개의 카메라에 익숙해질 즈음 친구들과 고된 일을 하며 가까워지고 속내를 털어 놓게 되는데 이 부분이 바로<불타는 청춘>만의 이색 매력이다. 강수지가김국진에게 배 위에서 "딸이 우리가 나오는 장면 에서는 TV를보지 않는다"고 걱정스럽게 말하거나 김동규와 유혜리가 시장에서 떢볶이를 먹으며 돈 떼인 공통의 인생 경험에 박장대소하고, 인생 경험 신생아인 김완선이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함께하며 "아~ 맛있다"고외쳐대는 장면들은 잔잔하지만 고개가 끄덕여진다.
수십년 전 가요계를 풍미했던 안혜지에게 돌아가신 부모 이야기를 들어주며 자신의 치매 어머니 이야기를 하는 강수지의 슬픔은 끼인 세대인 중년의 현실을 일깨운다. "100세 시대인데 50대는 되어야 결혼하지 않겠냐"며 "최고조인 40대를 만끽해야 한다"는 김선영의 주장에 박수를 쳐주기도 한다.
흥했건 망했건 삶의 경험이 풍부한 왕년의 스타들이 모였으니 판이 벌어졌다 하면 국보급. 한국 3대 기타리스트인 백두산 김도균과 홍콩 스타인 김완선의 친구알란탐의 즉석 공연이나 김국진의 서영춘 랩, 김완선과 김동규, 김도균의 공연 등은 두고 두고 반복해서 보는 명장면들이다.
120세 시대라는 요즘, 평균연령 50세면 청춘이다. 청춘영화가 한 시대의 트랜드를 반영하는 성장드라마였듯이 SBS 예능 '불타는 청춘'은 단순한 중장년 대상의 복고풍 복합 관찰 예능 그 이상의 의의(意義)를 갖는다. 초고령화 시대 '청춘'에 대한 정의를 다시 쓰게 하는 긍정의 효과를 주기 때문이다.
한 시대를 풍미한 이들이 다음의 삶을 어떻게 살아 가는지, 그러기위해서 '친구'와 '재미'가 왜 필요충분조건이 되어야 하는지, 이 프로그램은 말해주고 있다. 과거 '맨발의 청춘' 주인공인 신성일, 엄앵란이 평생 지기가 된 것처럼 김국진, 강수지가 실제 커플이 된 것은 그래서 더 의미심장하다. 이주영/방송칼럼니스트(darkblue888@naver.com) -------------------------------------------------- 2015년 12월부터 2017년 7월 까지 한국경제신문에 격주로 게재 되었던 제 칼럼을 게제된 날짜 기준으로 원본(노련한 데스크가 다듬기 전의 원본은 거칠기 짝이 없습니다. ㅎㅎ)과 게제된 링크와 함께 올립니다. 예능과 드라마는 어느 문화컨텐츠보다 빠르게(정확히 말하자면 '숨가쁘게') 당시의 트랜드를 방영합니다. 그래서 무척이나 매력적이지만 그만큼 휘발성도 크다는 단점도 있지요. 재밌고 감동적이었던 예능이나 드라마는 웬간해서 다시 봐지지 않지만 칼럼을 통해서라도 되새기고 싶어하는 분들 계실까 하여 모아 놓습니다. 칼럼을 써야하는 미션 덕분에 가족들 눈치 덜보고 밤새 예능과 드라마로 점철된 나날을 보내 행복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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